- 상생과 협력을 위한 수도권 미술관 네트워크 논의 본격화 -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천시립미술관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8월 27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린 '미술전문가 연구세미나'는 수도권 미술관들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며 '느슨한 연대'를 통한 새로운 미술 생태계 구축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 7월 인천 지역 미술계와의 논의에 이어 수도권 전체로 시야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자리에는 이진철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전시과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김보라 성북구립미술관장, 민재홍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 이성민 서서울미술관 학예연구사, 임대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운영부장 등 수도권 주요 미술관 관계자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현재 수도권에는 총 24곳의 국·공립 미술관이 운영되고 있지만, 그동안 서울 중심의 불균형적인 구조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인 인천시립미술관은 오히려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반영하고, 다른 미술관들과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세미나에서는 수도권 미술관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전략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공동 전시 및 학술 교류를 통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체험형 전시와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관람객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건축물 건립을 넘어, 미술관이 하나의 도시 생태계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고 상호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천시립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과 수도권을 잇는 허브이자, 시민들의 삶 속에 스며드는 문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미술관의 공공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단순히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을 넘어, 9월 '시민참여 디지털 이미지 공모전', 10월 '시민참여 공개포럼'을 통해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계획은 미술관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를 위한 공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미술관 트렌드는 관람객이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경험하고'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미술관이 더 이상 고고한 예술의 전당이 아닌, 우리 삶의 일부이자 소통의 장소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천시의 이러한 접근은 미술관 건립 초기 단계부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개관 후에도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도영 시 문화체육국장은 “전문가와 시민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아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열린 예술 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가 중심의 논의가 시민참여로 확장되는 과정은 인천시립미술관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