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가 기획한 금성출판사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전 ‘기록하는 사람들’ 전시 전경, 사진 /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 제공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가 기획한 금성출판사 창립 60주년 기념 특별전 ‘기록하는 사람들’ 전시 전경, 사진 /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 제공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팀서화(TEAM.SEOHWA)가 기획·제작한 '금성출판사 창립 60주년 기념전 - 기록하는 사람들'이 지난 10월 개막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용산구 복합문화공간 KCS(Kumsung Cultural Space)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AI 시대의 도래 속에서 출판과 교육의 미래에 대한 금성출판사(대표 김무상)의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창립 60년의 역사를 현대미술 전문 기획사 팀서화 특유의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AI Room', '책과 거울의 방', '책의 미로'라는 세 가지 콘셉트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관객의 참여와 소통을 유도한다. 특히 첫 번째 공간인 'AI Room'은 미래적인 AI 데이터 센터 분위기 속에서 AI 기기와 책과 교육의 미래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컨셉추얼한 경험을 제공하며,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AI와 나눈 대담 영상이 상영된다. '책과 거울의 방'은 천장까지 닿은 책장과 공간 전체를 거울로 마감하여 무한히 확장되는 '책의 우주'를 시각적으로 구현했으며, 마지막 '책의 미로' 공간에서는 거대한 책들이 숲을 이루고, 그 페이지에는 금성출판사의 60년 역사가 위트 있게 정리되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기업 창립을 기념하는 아카이브 전시는 자칫 형식적이거나 자화자찬에 그치기 쉽다는 통념을 깨고, '기록하는 사람들' 전시는 기업 역사를 대중이 직접 찾아와 즐기고 소통할 만한 문화 콘텐츠로 승화시킨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다. 이는 금성출판사의 과감한 결정과 팀서화의 독창적인 기획력이 결합된 결과다. 전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전시는 기업 아카이빙이 단순한 과거 기록 보존을 넘어, 미래 비전과 시대적 어젠다(AI 시대의 교육)를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예술적으로 제시하는 '큐레이토리얼 브랜딩'의 모범 사례다. 특히 전시의 시작을 'AI Room'으로 설정하여, 과거의 기록물(책)을 다루기 전에 '기록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역발상적 구성은 관객들의 지적 호기심과 몰입도를 극대화하는 탁월한 전략이었다. 이는 단순히 역사를 나열하는 대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기업의 60년 역사를 현 시대의 맥락 속에서 의미 있게 재해석하는 통찰을 보여준다. 기업이 외부의 주목받는 현대미술 기획사를 초청하여 대중의 감성을 읽어내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지원한 행위 자체가, 금성출판사가 스스로를 '역사를 가진 살아있는 문화 주체'로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팀서화의 '공간과 분리된 문화예술은 없다'는 철학 아래 기획된 이번 전시는 최근 문화예술 분야의 탐구적인 경향인 '경험 디자인(Experiential Design)'을 출판 아카이브에 성공적으로 적용했다. '책과 거울의 방'에서 거울을 활용해 '무한의 책 우주'를 구현한 것은 시각적 예술성을 넘어, 금성출판사의 방대한 출판 역량이 갖는 무한한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독창적 연출이다. 또한 '책의 미로'를 거닐며 위트 있는 방식으로 정리된 역사를 만나는 것은 관객에게 지루함 없이 기업의 사명감과 발자취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키는 스토리텔링 기법이다. 이는 관람객이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수동적인 주체가 아니라, 기업의 역사 속을 거니는 능동적인 '기록하는 사람'이 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이러한 통합적 기획은 청년 예술인 지원 플랫폼 운영 등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가는 팀서화의 큐레이토리얼 프로덕션 역량이 금성출판사의 전통적인 출판 역량과 만나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출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전시는 기업의 헤리티지를 대중과 소통하고 미래를 논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저작권자 © 경인미래교육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