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시민문화예술공간조성 지원사업' 실용목판화 강좌 성과공유회 기념사진
'2025 시민문화예술공간조성 지원사업' 실용목판화 강좌 성과공유회 기념사진

나무판에 칼이 스치는 소리, 은은하게 퍼지는 나무 향기 속에서 이웃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단순한 예술 강좌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소통의 장이 펼쳐졌다. 프롬아트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경배)이 인천광역시의 지원으로 운영한 '실용목판화' 강좌가 '2025 성과공유회'를 통해 그 빛나는 결과를 드러내며 지역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팔만대장경의 혼이 깃든 도시 인천에서, 시민들이 직접 판을 새기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잊혀가던 공동체의 가치를 되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의 시각에서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 참여자들이 만든 150여 점의 작품도 훌륭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간이다. 각기 다른 삶을 살아온 시민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에게 칼 쓰는 법을 알려주고, 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했다. 이는 현대 도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개인의 고립과 소외를 해소하는 '관계 중심의 예술 활동'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인 하송 남현숙, 우송 남정숙 선생의 역할은 단순한 기술 강사를 넘어, 참여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잠재된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예술적 촉진자'로서 기능했다.

 

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강좌에 참여하고 있는 수강생들의 모습

최근 사회학적 탐구에서는 '제3의 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집과 직장을 벗어나 사람들이 비공식적인 교류를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프롬아트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 이번 목판화 공방은 바로 그 '제3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참가자들이 "이런 강좌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목판화를 더 배우고 싶다는 의미를 넘어, 이 공간이 주는 소속감과 안정감, 그리고 이웃과의 연결에 대한 갈증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는 향후 지역 문화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대형 시설 건립과 같은 하드웨어적 접근을 넘어, 시민들의 삶에 밀착하여 관계를 형성하는 소프트웨어적 프로그램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독창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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