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저출생의 주요 원인은 사교육비 부담
통계청의‘2022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꼴찌 기록이다. 최근 3년간 출생률을 보면, 출생아 수에서 2020년 27만 2,400명이던 것이, 2021년 26만 500명이었고, 2022년 24만 9,000명을 기록했다. 그동안 저출산 대책에 약 28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국가 예산을 쏟아붓고도 출산율 저하가 심화된 것이다.
저출산 문제는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에 따른 현상이다. 가부장제, 물질만능주의, 무한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계층 갈등의 심화, 저성장, 젠더 갈등 등 많은 요인이 얽혀 있다. 이중에서도 청년들의 결혼 기피와 저출산의 주요 원인은 높은 부동산 가격, 과도한 양육비와 사교육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실시한‘저출산 인식조사’결과, 청년세대(만 19~34세)가 출산을 원치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양육비·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57%)이었다. 최근 중국의 한 인구 문제 연구소가 각국 정부 통계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 아이 한 명을 18세까지 기르는 데 3억 6,5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가장 과도한 부담이다. 자녀 양육비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사교육비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원이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으로 2020년 30만2000원, 2021년 36만7000원 이후 급증하고 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높아져 초등학생 37만2000원, 중학생 43만8000원, 고등학생 46만원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 사교육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학부모들의 공교육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뜻한다. 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가 자동 할당돼 학생 수가 줄어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도 사교육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것은 학교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학부모들은 양육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를 줄일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이들은 책임이 있는 공교육, 믿음이 가는 공교육이 실현되어야 사교육이 근절될 것이라고 본다. 사교육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공교육의 내실화이다. 사교육을 최대한 줄이면서 아이를 기를 수 있다면, 인구 감소에 대한 걱정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