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행의원, 마약 중독 치료 표준화로 회복률 높인다
최근 10~20대 사용자 급증으로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건강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약 60만 명으로 추정되는 마약류 사용자 중 지난 5년간 치료받은 인원은 1%대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치료 인프라의 심각한 부족을 시사한다. 이에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는 마약 중독을 만성질환으로 간주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3년부터 ‘마약류 중독치료 의료기관(동행의원)’ 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중독자들이 거주지 근처에서 외래 진료를 받으며 일상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으로, 올해 7월까지 34개 병·의원이 참여해 연인원 1547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선 의료진의 진료 역량 강화와 치료 표준화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자, 사단법인 중독포럼(상임이사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이 서울시와 함께 ‘2025년 동행의원 교육사업’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기반 치료 모델의 전문성 향상과 표준 구축에 나섰다. 중독포럼은 개편된 진료지침 보급과 정신의료기관 대상 교육을 통해 의료진의 근거 기반 치료 능력을 높이고, 동행의원 간의 온·오프라인 소통 네트워크를 활성화하여 상호 학습과 고립 해소를 지원하고 있다. 이 교육은 12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같은 달 성과 공유회를 개최해 사업 성과를 결산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다질 계획이다.
마약 중독 치료의 성패는 환자가 치료를 지속하는 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독포럼 이해국 상임이사가 강조했듯이, 환자를 꾸준히 치료 현장으로 이끄는 핵심 동력은 의료진의 전문성과 신뢰다. 서울시의 동행의원 사업은 접근성 개선이라는 획기적인 모델을 제시했지만, 치료의 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문턱만 낮춘'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독포럼의 교육사업 추진이 마약 중독 치료를 지역사회 기반의 만성질환 관리 모델로 진화시키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외래 치료 환경에서는 중증 중독 재활 시설과는 달리, 의료진이 환자의 일상 환경을 고려한 미묘한 개입과 동기 부여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교육을 통한 진료 지침의 표준화는 서울시 어디를 가든 일관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중심의 안전망을 구축하는 초석이 된다는 시사점을 갖는다. 이는 궁극적으로 마약 중독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줄이고, 환자가 자신의 삶터에서 회복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마약 중독 치료의 패러다임은 '단절된 격리 치료'에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적 회복 지원'으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의 'OUD(Opioid Use Disorder) 치료 접근성 확대' 정책이나 유럽의 '지역사회 약물 남용 센터' 운영 사례를 보면, 외래 기반의 치료와 중독 전문의의 역량 강화가 회복률 제고의 핵심 동력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중독포럼이 추진하는 진료지침 기반의 교육은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의료기관이 응급 상황 개입부터 전문 재활 시설로의 연계까지 수행할 수 있는 통합적 게이트웨이 역할을 하도록 유도한다. 탐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사업의 가장 독창적인 부분은 '동행의원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다. 마약 중독 치료는 고립된 의료기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기적인 웨비나와 임상 사례 공유를 통해 '집단 지성'으로 치료 경험을 축적하는 것은 의료진의 소진을 막고 난해한 케이스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2월 성과 공유회는 이러한 임상적 성과와 정책적 제안을 수렴하는 중요한 자리이며, 향후 동행의원 모델이 대한민국 전체의 마약 중독 회복 시스템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