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지역 정체성 담은 공공기관 명칭 재정비 본격화: '신트리도서관' 등 새로운 이름으로 시민 혼란 해소와 위상 강화 기대

2025-11-20     문성식 기자
인천도서관 현판 제막식을 진행 중이다, 사진 / 인천광역시청 제공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 편의를 높이기 위해 잘못된 방위식 명칭을 사용하는 행정기관 및 공공시설 명칭을 재정비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올해 1월부터 진행된 '방위개념 행정기관 명칭 재정비 연구 용역'을 지난 9월 12일 완료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단계별 명칭 변경 로드맵을 확정했다. 시는 방위의 상이 정도, 변경 기대효과 등을 고려해 총 107개소 중 대체 명칭이 명확한 시 소속·산하기관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하고, 행정체제 개편 등이 필요한 기관은 후속사업으로 분류하여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북구도서관은 신트리도서관으로, 인천광역시 미추홀도서관은 인천도서관으로 변경을 완료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서부여성회관과 노인보호전문기관 2개소를 1차 선도사업 기관으로 선정해 명칭 변경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특히 서부여성회관의 경우, 지역적 위치에 국한된 현재 명칭을 여성 관련 교육 문화기능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거점 기관의 기능에 맞춰 정비하여 기관의 위상을 강화하고 시민 친화적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교육청, 경찰청 등 외부기관 관할 명칭과 동인천역, 제물포역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시설까지 재정비 범위를 확대하여 실제 지리와 일치하지 않는 명칭으로 인한 시민 혼란을 해소하고 지역 정체성을 강화하는 다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인천광역시의 공공기관 명칭 재정비 사업은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창의적 시도로 분석된다. 방위식 명칭은 과거 행정의 효율성 때문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지리적 위치와 일치하지 않아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도시의 고유성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받았다. 유정복 시장이 "인천의 정체성을 시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이번 사업은 시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도시 브랜드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서부여성회관처럼 기관의 실제 기능과 위상을 명칭에 담아내려는 노력은 공공서비스의 이해도를 높이고 기관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명과 기관명의 일관성 확보는 도시 마케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신트리도서관'처럼 지역의 고유 지명을 활용한 명칭은 지역 주민에게 친근감을 더하고, 외부인에게는 인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다만, 교통시설 명칭 변경과 같이 주민 생활에 밀접한 사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잡음 없는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도시 브랜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행정기관 명칭을 지역의 역사성과 문화적 스토리에 기반하여 재정비하는 추세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23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공간정보정책 기본계획'에서도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공간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인천시의 명칭 재정비 사업과 궤를 같이한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유럽의 여러 도시들은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담은 지명을 보존하고 활용하여 도시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런던은 셰익스피어, 다윈 등 유명 인물을 기리는 거리와 공공시설 이름을 통해 도시의 문화적 자산을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있다. 인천시가 '미추홀도서관'을 '인천도서관'으로 변경한 것은 광역시의 대표 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인천의 모태가 되는 역사적 지명을 기관명에 담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교육청, 경찰청 등 광범위한 외부기관 관할 명칭과 교통시설 명칭까지 재정비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인천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다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방위식 제거를 넘어, 각 기관과 시설이 가진 역사적 배경과 지역 주민의 삶을 아우르는 함축적인 명칭을 발굴하는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