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미술관, ‘열린 도시, 열린 공간’ 실험으로 2028년 개관 전부터 '미래형 공공문화 플랫폼' 선언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가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천시립미술관의 비전과 정체성을 시민과 함께 구체화하는 시민참여 공개포럼을 10월 30일 청학문화센터 청학아트홀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포럼은 ‘열린 도시, 인천 – 열린 공간, 미술관’을 주제로, 시민과 지역 미술계, 국내외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해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었다. 핵심 의제는 ‘미술관의 공간적 지형과 생태계’였으며, 도시와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 생태계 조성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1부 기조 발제에서 근현대미술연구소 이안나 연구원은 인천 미술의 다층적 역사를 강조하며 '이동과 접속의 미술사'로의 확장을 제언했고, 사이트레스그룹 페드로 페레이라 총괄 디렉터는 디지털 기술과 일상이 연결되는 '경험 중심의 열린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2부에서는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문화 교차점' 역할, 오창근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는 '문화 학습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안미희 전 경기도미술관장은 후발 미술관의 강점을 살린 '스마트 미술관 모델'과 전담 조직 구성의 시급성을 역설했고, 홍경한 미술평론가와 서영희 전 홍익대학교 교수는 '포용의 장'으로서 미술관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3부 종합 토론에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해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과 시민 참여 확대 방안을 논의하며,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미술관'의 비전을 공유했다. 하병필 시 행정부시장은 포럼에서 제시된 의견을 향후 정책과 운영 방향에 적극 반영해 인천시립미술관을 시민과 예술가가 함께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립미술관 사전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인 이번 포럼은 공공미술관의 역할이 더 이상 고정된 소장품 전시나 단순한 문화 향유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인천이 가진 '개항과 이주의 역사'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미술관 정체성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유동하는 경계, 확장하는 정체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이안나 연구원의 제언은 탁월한 분석적 통찰을 보여준다. 이는 미술관이 도시의 정체성을 고정시키는 박물관적 역할을 넘어, 지속적인 문화적 이동과 접속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후발 주자인 인천시립미술관이 안미희 관장의 제언처럼 '스마트 미술관 모델'과 기술 기반 협치형 운영 모델을 통해 기존 미술관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은 매우 영리한 접근 방식이다. 디지털 기술을 단순한 전시 보조 수단이 아닌, 시민의 경험과 일상을 연결하는 매개로 활용하려는 페드로 페레이라 총괄 디렉터의 관점은 공공미술관의 미래 지향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인천시립미술관이 2028년 개관을 앞두고 공론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은 현재 글로벌 미술계의 최신 트렌드와 정확히 일치하는 탐구적 내용이다. 21세기 공공미술관은 '공공성(Publicness)'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포용성(Inclusivity)'과 '참여(Participation)'를 핵심 운영 원칙으로 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서영희 교수의 '포용의 장' 강조나 홍경한 평론가의 '공공성 평가 체계 구체화' 제언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시민이 직접 발언자로 참여한 종합 토론은 미술관 건립 초기 단계부터 시민의 목소리를 제도화하려는 인천시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이는 미술관이 일방적인 문화 공급자가 아닌, 시민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고 도시 문제를 논의하는 '협치형 문화 플랫폼(Co-governance Culture Platform)'으로 기능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인천시립미술관이 이처럼 개관 이전부터 시민참여형 실행계획을 구축하고, 개항장의 역사적 깊이와 디지털 시대의 첨단 기술을 결합하는 '열린 공간' 전략을 구체화한다면, 수도권을 넘어 국내외 예술 네트워크의 역동적인 '문화 교차점'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