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고자동차 수출, '연쇄효과'를 넘어선 성장 동력으로

2025-09-25     김점남 기자
'인천광역시 중고자동차 수출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 후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 / 인천광역시의회 제공

인천광역시의회(의장 허식)는 최근 박창호 의원(국·비례)의 주재로 '인천광역시 중고자동차 수출산업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바다와 항만의 이점을 기반으로 국내 중고차 수출의 70~80%를 담당하는 인천항의 현황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업계 대표, 전문가, 시 관계자 등이 모여 통계 부재, 행정 절차의 불편함, 국제 인증 대응 미비 등 다양한 병목 현상을 짚어보고, 민관 소통창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중고차 수출이 정비, 부품, 물류, 항만 서비스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창출하며, 향후 100만 대 수출 달성 시 7만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은 대한민국 중고차 수출의 심장부로 불리지만, 그 위상에 걸맞은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간담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은 인천 중고차 수출 산업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성장이 ‘관성’에 의한 것일 수 있으며,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박석환 믿음관세사 대표는 중고차 분야의 FTA 활용이 사실상 전무한 현실을 꼬집으며, 이는 수출 시장의 확장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임미현 아이로드그룹 대표가 제안한 민관 소통창구와 전수조사는, '감'에 의존하는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정책 수립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단순한 현장 개선을 넘어,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급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고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신흥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고차는 접근성이 용이하고 합리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며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중고차 시장의 확대는 인천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스마트오토밸리'의 교훈, 즉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인천 중고차 수출 산업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또한, 차대번호 기반의 간소화된 원산지증명 제도는 FTA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고 수출 규모를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제 인천은 중고차 수출을 단순한 물동량 증가가 아닌, 기술력과 서비스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