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슈퍼박테리아' CRE와의 전쟁 선포… 구리 소재 활용 등 새로운 감염병 예방 대책 논의

2025-09-03     문성식 기자
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최근 'CRE(카파베넴) 슈퍼박테리아 감염병 예방 대책 세미나'를 개최 후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 / 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제공

인천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인 장성숙 의원은 최근 'CRE(카파베넴) 슈퍼박테리아 감염병 예방 대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최근 급증하는 CRE 슈퍼박테리아 감염 확산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고, 구리 소재 활용을 포함한 다양한 예방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전문가와 의료진, 관계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감염병 관리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공항과 항만을 보유한 인천의 지리적 특성상,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대책들은 시민 안전을 넘어 국가적 방역 차원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인천시의 CRE 발생 현황이 발표됐다. 인천시 보건복지국 감염병관리과에 따르면, CRE 발생 건수는 2023년 2,936건에서 2024년 3,558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50세 이상, 그중에서도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아 고령화 사회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천시는 요양병원 대상 포럼, 환경 표면 관리 시범 사업, 의료기관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주목받은 것은 '구리'를 활용한 항균·항바이러스 감염 예방 방안이었다. 풍산소재기술연구원 박철민 원장은 구리가 2시간 내에 박테리아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9% 사멸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며, 서울대병원과 인천지하철 2호선 등 실제 적용 사례를 들었다. 이는 기존의 소독·방역 방식에서 벗어나, 항균 소재를 활용한 근본적인 감염원 차단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구리 소재의 항균 효과는 분명 매력적인 대안이지만, 현장 전문가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엄중식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구리 소재의 항균 효과는 인정하지만, 임상 현장에서의 추가 검증과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잦은 접촉이 이루어지는 의료 환경에서는 구리 소재의 사멸 소요 시간을 고려할 때, 기존의 소독과 세척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앞서 충분한 연구와 실증을 거쳐야 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구리 소재가 기존 방역 체계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경제성과 실용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궁극적으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손 씻기, 소독 등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구리 소재와 같은 혁신 기술을 열린 자세로 검토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인천시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실효성 있는 감염병 예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