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전국 최초 초등 보건과목 도입, 학생 건강권 교육 전환점 마련
서울시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5, 6학년에 보건 과목을 도입했다. 이 과목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한 것으로, 학생들의 제2형 당뇨, 우울증, 성 문제, 사고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다루게 된다. 보건교육포럼은 이번 조치를 크게 환영하며, 이는 지난 20년간 교과서 없이 법정 보건교육을 진행해야 했던 상황을 개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정근식 교육감과 조희연 전 교육감 모두 학생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보건 과목 도입을 통해 학생들은 건강 증진, 정신 건강, 성, 안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건강인권을 배우게 되며, 보건교사들은 안정적인 수업 환경에서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은 단순히 새로운 과목을 추가하는 것을 넘어, 현대 사회의 변화와 학생들의 현실적인 요구를 반영한 교육의 혁신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학생들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건강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 비만과 당뇨,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과 정신 질환, 그리고 디지털 환경에 따른 새로운 건강 문제들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들은 공교육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영역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초등 보건 과목 도입이 **학생들의 웰빙(well-being)**을 교육과정의 핵심으로 끌어올린 중요한 시도라고 분석한다. 과거 해방 후 필수교과였던 보건이 다시 부활했다는 점은, 국가 교육이 학생들의 건강한 삶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한 '고시 외 과목'이라는 형식을 통해 교육과정의 민주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교육 현장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새로운 교과를 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시·도 교육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다.
보건 과목 도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교육당국의 지속적인 의지와 지원이 중요하다. 비록 학자시 과목이지만, 보건교사가 안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 자료와 평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데 교육청의 역할이 매우 크다. 보건교육포럼이 제안한 '초등 보건과목 TFT' 구성 요청은 이러한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둘째, 보건 과목의 필수화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는 선택과목의 형태로 도입되었지만,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향후 필수과목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학생들의 건강권이 진정으로 보장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건교사들의 역할 확대가 중요하다. 보건교사들은 단순히 양호실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올바른 보건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 전문가다. 이번 보건 과목 도입을 계기로 보건교사들이 교육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